좋고야 말고요. 오늘은 바로 유산을 받는 날이니까요!
어제부로 아버지의 장례식과 애도 기간이 완전히 끝났잖아요.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읊느라 목이 얼마나 탔는지, 어휴...
이제는 우리의 레일라가 이제 드디어 자신의 몫을 받을 차례입니다.
콧노래를 부르며 1층으로 내려오면 대기하고 있던 집사가 아침을 먹을지 물어보네요.
지금 시각은 아침 7시. 변호사와의 약속은 그의 사무실에서 9시에 잡혀 있습니다.
그가 밀봉되어 있던 유언장을 공개하고 집행하기로 되어 있죠.
아침을 먹는다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긴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늦으면 어쩔 거야? 나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고, 그 사람은 일개 변호사인 걸.) 응~ 수플레 팬케이크로 간단하게 부탁해. 그렇지만 딸기도 올려줘. 아, 커피도 같이.
맞는 말이군요. 좀 늦으면 어떤가요? 루시어스 가의 주인에게 그런 걸로 잔소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주방장, 그레타는 레일라의 요구를 충실하게 이행합니다.
푹신푹신한 수플레 팬케이크는 구름처럼 부드럽고, 딸기는 제철 과일답게 크고 달콤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ㅎㅎ 맛있다~) 그레타, 오늘도 수고했어. 맛있네. 늘 이렇게만 하면 돼. 알았지?
그레타는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 이것이 권력의 맛인가...
앞으로는 이 달콤함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겠군요. 그게 딸기의 달콤함이든, 권력의 달콤함이든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늦으면..., 나의 디케가 날 생각하면서 좀 더 애타게 기다리겠지? (디케: 제가요?)
천천히 준비해야겠다. (ㅋㅋ)
이런 고용주를 모시게 될 변호사의 운명이란...
집앞으로 나가면, 새로 뽑은 포드의 운전석에 개 같은 (욕 아님) 운전사가 앉아 레일라를 기다리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출발하자. (뒷자석에 다리 꼬고 앉는다.)
저쪽 골목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사람의 머리 길이가 어깨를 넘을지 넘지 않을지...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저쪽 골목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차의 운전하는 사람의 머리 길이가 어깨를 넘을지 넘지 않을지,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당신의 이번달 보너스를 걸고
내기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운기준치: | 50/25/10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기뻐졌으면 과속해줘. 나의 디케가 날 애타게 기다릴 거 같아.
'집에 가고 싶은 만큼 휘핑크림 올려주세요'를 들은 카페 알바생처럼 운전사가 액셀을 밟고...
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하면, 어라? 뭔가 이상한데요...
원래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긴 하지만,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오토하의 사무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경찰들이 보입니다.
무언가 일이 단단히 잘못됐다는 직감이 듭니다.
호외요! 호외! 도시 한가운데서 살인사건! 피해자는 게다가 변호사! 한 변호사가 변사체로 발견됐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무슨 말이야? 실례. (경찰들 곁으로 다가가 본다.)
레일라가 소소한 말썽을 피울 때마다 편의를 봐주던, 관할서의 파월 경감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설명해.
테리 파월:코마사 오토하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밤 강도가 든 것 같군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어머나~.... 강도라.
그럼 확실하게 죽은 거야?
앗,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내가 디케를 죽으라고 사주한 사람 같네.
테리 파월:... ... ... 알고 계시다면 의심스러운 말은 삼가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소곤소곤...) 웬만해선 레일라 님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겠지만요. 이 일로 가장 곤란해진 사람이 당신일테니...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맞아! 나 지금 상당히 곤란해! 아빠 유언장 공개하고 집행하기로 한 건, 디케잖아?
이렇게 되면 아빠의 유언장은 어떻게 되는 거야?
또..., 디케를 죽인 사람은 어떻게 잡을 거고?
아, 정말이지. 곤란한 것들 투성이라니깐.
테리 파월:그 말대로입니다. 사실 유언장이 그대로 있다면 집행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겠지만...
유언장이 사라져버려서요. 금고 안까지, 사무실을 샅샅이 뒤져도 없더군요. 아무래도 강도가 가져간 것 같은데...
대체 누가 대체 변호사를 죽여가면서까지 남의 유언장을 훔쳐 간단 말입니까?
아버지의 가장 최근 유언장이 사라졌다면... 일전에 법원에서 검인되어 효력이 있는 유언장은…
‘내 모든 전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며 그 과정과 절차는 전부 변호사 오토하에게 위임한다’고 써 있던, 그 전 유언장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이게 무슨 말이야?! 제일 중요한 그 말부터 했어야지!
... ... ...범인에 대한 증거는? 있어?
흔적이라도!
테리 파월:송구하게도 단서라고 할 건 찾지 못했습니다만...
은행에 가득히 쌓여 있는 수백만 달러가, 여러 사용인이 딸린 대저택이, 그리고 몇백 헥타르의 땅을?!
????️:일단 SanC. 1/1d3를 하고 갑시당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SAN Roll기준치: | 90/45/18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1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 경찰들, 사무실을 제대로 살핀 건 맞을까요?
대충 뒤진 거 아니에요? 무능해서 놓친 곳이 있다거나!
어쩌면 레일라가 직접 살피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됐어, 차라리 내가 직접하는 게 낫겠어.
여기 경찰들은 다 돈만 쥐어주면 무능하니까.... (많이 써먹은 사람)
못 믿겠어. 나 말고 누가 또 돈을 쥐어줬는지 어떻게 알아?
비켜, 내가 직접 살펴볼래.
테리 파월: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레일라 님께서는 외부인이십니다. 사건 현장에 들어가실 수는...
재력기준치: | 90/45/18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제가 동행하는 조건으로, 딱... 15분만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그럼 가자. (사무실로 총총....)
1층 로비를 지나 2층 사무실에 도착하면 보이는 건….
시체, 난장판이 된 서류 더미, 열려 있는 금고....... 좋아요, 클리셰적인 강도 살인 현장이군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상황이 더 실감 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SAN Roll기준치: | 89/44/17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유언장이나 찾아야지
의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
테리 파월:딱 15분입니다. 시체를 만지거나 훼손해서는 안되고요... 아시겠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응~ 알았어~ o0(그렇지만 만지고 싶으면 만져야지.)
????️:`오토하의 시체
,
사무실 바닥
,
사무실 창문
,
금고``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뭐야? 알아서 잘 봐주세요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레일라는 모든 판정 및 질문을 총 7회만 할 수 있습니다.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판정을 하고 나면 1회 차감됩니다. 질문 또한 한 번 할 때마다 1회 차감됩니다.
이 시대(1920년대)는 아직 현대와 같은 정교한 과학 수사가 도입되기 전입니다. DNA 검사와 같은 감식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그러면..., 일단 사무실 바닥부터. (살펴봐요~)
간밤의 비극을 대변하는 듯 서류를 비롯한 종이와 물건들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습니다.
널려져 있는 종이들 사이로는 핏자국이 보입니다.
살짝 말랐지만 아직 변색이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사건의 흔적이 맞는 것 같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제법 많은 양의 피입니다. 이 정도 피를 흘렸으면 치료를 받아야 했을 겁니다.
자세히 보니, 핏자국은 책상 근처에서 창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책상 근처에서 창가로.... (사무실 창문을 살펴본다.)
여닫을 수 있게 되어 있는 평범한 창문. 안쪽에서 잠글 수 있도록 단단한 걸쇠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걸쇠나 창이 부서지는 등의 밖에서 안으로 억지로 침입한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o0(모르겟당....)
(제일 중요한 금고나 보러 감.)
오토하가 중요한 물건들과 금품을 보관해 두는 금고입니다.
원래라면 바로 여기에 밀봉된 유언장이 들어 있었을 겁니다. 지금은 1달러짜리 지폐가 두어 장 남겨진 게 전부지만요.
레일라가 금고를 살피고 있던 그때, 근처에서 최초 목격자와 그를 조사 중이던 경찰관 사이의 대화가 들립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듣기기준치: | 40/20/8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잘 들리진 않지만, 듬성듬성 들리는 말들로 추론했을 때 최초 목격자는 1층 로비를 지키고 있던 경비원인 듯합니다.
참고: 판정 말고 질문도 가능해용 (npc들한테)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있지, 있지~ 금고에서 사라진 거 말이야, 유언장 말고 다른 건 뭐가 사라졌어?
테리 파월:유언장을 제외하고는 금품이나 현금만이 사라진 걸로 추정됩니다. 변호사가 요즘 맡고 있던 일은 루시어스 가의 유산 상속 문제, 하나뿐이었으니까요. 변호사가 아닌 당신네 가문을 향한 보복성 살인이 아니었나 추론할 수도 있겠군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음...,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보복성이지? 참나~
역시 나 보다는 디케가 잘못한 게 많아서 디케 쪽의 보복성 살인이 아니었을까?
흠, 변호사이니 원한을 살 일이 있긴 했겠죠. 그래도 왜 당신을 제외한 사람들에겐 쓸모도 없을 유언장을 가져간 건가 하는 의문은 남지만... 닥치는 대로 돈을 챙기던 와중에 실수로 유언장까지 챙겼다고 하면 말이 될지도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역시 그 쪽 아닐까? 닥치는 대로 돈을 챙기던 와중에 실수로 유언장까지 챙긴 거지. 아니면..., 디케의 업적에 오명을 씌우고 싶었다던가. 유언장을 개봉하지 못했다는 오명?
... ... ...물론 이걸로 가장 손해 보는 사람은 역시 나니까 나에 대한 원한이거나, 우리 가문에 대한 원한일 가능성이 제일 크지만 말이야!
테리 파월:알고 계시는군요... (중얼중얼.)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무래도 난 머리가 좋으니까. (테리를 흘겨 보고는..., 오토하의 시체를 보러 총총.)
사람의 시체를 보는 건 처음인가요? 아니면 익숙한가요?
레일라의 눈앞에 있는 건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그 사람의 시체입니다.
의자에 앉은 채로 고개가 뒤로 젖혀진 채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얼핏 보면 잠든 사람처럼 보입니다.
목덜미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교살의 흔적만 없다면 말입니다.
????️:<관찰력>과
<의료> 판정이 가능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가끔 아빠 몰래 카지노 가서 익숙하긴 해.)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잘 자, 나의 디케. 곤히도 자는구나.... (후후..., 자꾸 수상하게 웃음.)
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절대절망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가 등장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 뭔가, 뭔가 옷 갈아 입어야 할 거 같아.)
손으로 목을 졸라 죽였는지, 목덜미에는 멍과 울혈이 울긋불긋하게 나 있습니다.
평소 칼같이 정갈하던 수트가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는 걸 봐서는 몸싸움도 일어났었나 보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싸운 건가? 디케 싸움 잘 해? ...뭐, 물어봐도 답해줄 사람이 없네.
테리~ 이렇게 봤을 때 시체에 수상한 점 있어?
테리 파월:강도에 의해 교살을 당한 사람치고는 살해흔이 약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니까요. 눈에 보이는 살해흔이 약하더라도 내부에 입은 충격은 클 수 있으니... 그렇게까지 수상한 점은 없군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살해흔이 약하구나~.... 잠깐, 그럼 죽은 게 아니라 기절만 한 것일 가능성은?
테리 파월:...... (사체를 봄. 레일라를 봄. 다시 시체를 봄. 레일라를 봄...) 그럴리가요. 제대로 맥도 짚어봤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희 경찰들이 기절한 사람을 죽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무능하진 않습니다. (무능하긴 하단 소리?)
그나저나... 약속된 15분이 지났군요. 이만 나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앗..., 벌써 15분이 지났어? 알았어.... 나한테도 잠시 애도할 시간을 줘. 나에게도 디케는 소중한 친우 같은 존재였으니까.... (이때 슬프지 않더라도 살짝 눈물을 흘려주는 게 포인트. 슬픔을 숨겼다가 이제야 내보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테리 파월:(이... 이렇게까지 변호사를 아끼는 사람이었던가? 진짜 친우... 였나? 당혹스러움이 절반, 의구심이 절반인 눈으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예, 잠깐이라면...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디케..., 난 당신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는데.... (슬픈 낯으로 오토하의 시체에 다가서서 끌어안는다. 마구 찔러봐요. 진짜 죽었어? 차가워? 사후 경직도 있어? 칼에 찔린 자국은? 바닥에 피 있었잖아? 디케 몸에도 피 있어? 나 급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능> 판정 갈까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지능기준치: | 90/45/18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사후 경직으로 확인했을 때 사망 추정 시각은 지금으로부터 7~8시간 전인 것 같습니다.
자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레일라가 본 혈흔은 범인의 것일까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품에 꽉 끌어안은 시체와 맞닿은 몸의 '어딘가'에서 이질감을 느낍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도박사의 직감입니다.
레일라는 몸을 살짝 떼어내서 물러섭니다. 바쁘게 굴리는 눈이 순식간에 시체를 살핍니다.
창백한 얼굴부터 얼룩덜룩한 목덜미, 흐트러진 수트를 거쳐 의자 팔걸이 아래로 축 늘어진 손에 이르자 위화감의 정체를 깨닫습니다.
오토하의 오른손 손가락에 항상 단단히 박혀 있던 굳은 살이 보이지 않습니다.
매끈하기 그지없는 손가락입니다. 항상 펜대와 타자기를 붙잡고 있는 바쁜 변호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레일라의 눈앞에 있는 것은 분명 오토하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오토하가 아니라는 것을.
이성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말이 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얼굴도 옷도 키도 다 똑같은데 오토하가 아니라니요. 겨우 굳은 살 따위로 그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다니.
하지만 그 덕분에 기묘한 살인 사건의 현장 가운데에서 레일라는 직감할 수 있습니다.
코마사 오토하는 죽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이건 코마사 오토하의 시체가 아닙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후후. 이정도면 됐어. 애도는 끝이야.
테리 파월: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나한테 가장 먼저 알려줘.
경찰이 유언장을 찾아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검인을 위해 유언장을 법원에 제출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약 사흘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때, 레일라의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건물 바로 옆 골목에 있는 쓰레기장이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습니다.
평소에도 지저분한 골목이긴 했지만 저렇게 쓰레기들이 난장판이 되어 있는 것은 처음 보는군요.
쓰레기더미 위에 무엇이 있는지 올려다 보면, 2층 오토하 사무실의 창문이 보입니다.
쓰레기더미 사이로 보이는
핏자국
은 골목 더 깊은 곳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핏자국을 살피고 있던 찰나, 레일라의 귀에 갑작스러운 비명이 들립니다.
비명이 들리는 쪽을 보니 모자를 눌러 쓴 사람이 무언가를 들고 정신없이 달아나고 있습니다.
도둑으로 추정되는
그 사람
은...... 기분 탓인가요?
나 이런 거 좋아해.
음..., 일단은, 어쩐지 감이지만 어디를 가든 찾을 수는 있을 거 같아서. (후후.) 핏자국부터 살펴볼까.
오토하의 사무실에서 누군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골목 안쪽으로 간 게 분명합니다.
어떻게 다시 그 창문이 닫히게 된 건지는 몰라도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8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찬찬히 난장판을 살펴 보고 있자 하니... 레일라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은색의 매끄러운 바디와 유려한 촉을 가지고 있는 고급 만년필입니다.
뚜껑에 새겨져 있는 건, 오토하의 이니셜이군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 보물 하나 찾았네~ (만년필 일단 주워둬요.)
그럼 마저 보물 찾으러 가볼까. (정신없이 달아난 사람 쪽으로 가요.)
달려서 도망치던 사람을 뒤늦게 쫓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루시어스 가의 상속인은 누구보다도 운이 좋지 않던가요.
주변 거리를 살피던 레일라는 골목길에 숨어 숨을 고르던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그를 부르기도 전에, 인기척을 알아챈 소매치기가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이 참, 대화할 시간도 안 주네?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나 체육은 자신 없는데.... (일단 쫓아가요.)
그를 따라 구불거리는 도시의 뒷골목을 달립니다.
엎은 쓰레기통만 몇 개인지, 또 발에 걷어차인 쥐들만 몇 마리인지.
거리마다 재즈가 울리고 멋을 부린 양복쟁이, 플래퍼들이 포드를 몰며 돌아다니는 거리와 달리 이곳은 정말 축축하고 더럽고 음습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시의 모든 쓰레기들은 보이지 않도록 이곳에 다 몰아 넣어 버린 것 같아요.
숨은 턱끝까지 차올랐고 발바닥은 불이라도 붙은 듯 뜨겁습니다.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수십 명의 하인들과 함께 곱게 자란 레일라는 이런 상황에 도무지 익숙하지 않단 말입니다.
드디어 도둑의 옷깃에 손이 닿을 듯 말 듯합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코마사 오토하:민첩기준치: | 40/20/8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도둑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레일라의 손에 붙잡힙니다.
도둑은 뒤돌아서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겨눕니다.
총구가 레일라를 향해 반질반질하게 빛을 냅니다.
코까지 가린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의 주인은 분명...
코마사 오토하:끈질겨......! ... ... ... ...
...레이 님? 당신이 왜...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어머..., 이제야 눈치 챈 거야?
보물 찾기 하는 중이었거든.
코마사 오토하:보물 찾기라니... 농담하시는 거죠?
진짠데?
자, 보물 찾았던 거. 돌려줄게. (만년필, 오토하에게 돌려준다.)
코마사 오토하:...떨어트린 줄도 몰랐어요. 감사합니다. (떨떠름하게 받는다.)
이거 하나를 주시려고 여기까지 쫓아오신 건 아니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당연하지. 내가 찾던 보물은 디케, 당신인 걸.
그래서 이제 보물 찾기는 끝이야.
코마사 오토하:제가 살아있을 거라고 믿으셨다고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당연하지? 수상하잖아.
코마사 오토하:경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던데요. (얼굴을 문지르고...) 하루 아침에 죽은 사람이 되어버리다니, 별 경험을 다 해보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무래도 디케의 시체 같은 게 사무실에 대놓고 버려져 있는데, 보통은 그렇게 생각할 걸.
하지만 난 보통이 아니잖아.
뭐, 그건 됐고.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지난 밤에... 사무실에 강도가 들었어요. 복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도 제대로 못 봤지만... 아무튼, 그 미친 놈한테 정말 죽기 직전까지 갔죠. 창문으로 탈출하지 않았다면 '디케의 시체' 같은 게 아니라 정말 제 시체가 거기에 있었을걸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랬던 건지, 저쪽 골목길에서 잠깐 기절했어요. 깨어났을 땐 이미 아침이었고요.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무실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제 시체가 발견됐다느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들려와서...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으응..., 그렇구나. 일단은 미안하다고 해야하나? 그 강도가 우리 아빠 유언장을 훔쳐갔다고 하더라고. 아마도 우리 가문이나 나한테 원한이 있지 않나 싶긴한데. 추측이긴 하지만.... 어쨌든 나 아니면 우리 가문 탓에 당신이 죽을 뻔한 건 맞으니까. 미안한 걸로 쳐두자.
그리고..., 치료는 받았어? 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혈흔 보니까 치료 안 받으면 죽을 거 같던데. 용케 살아 있다 싶었어. 받은 거야?
근데, 그럼 그냥 사무실로 돌아가지 그랬어. 그래봤자 코마사 오토하가 두 명이 되는 것 외에 더 곤란한 일이 생기겠어? 아닌가?
코마사 오토하:치료는 못 받았어요. 대충 지혈만 했고요. 지금도... 피가 부족한 느낌이 들긴 하네요.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죽은 사람이 되어버려서, 의사를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돌아가서 '나 안 죽었다!'고 밝히기엔, 고인을 모욕하는 사칭범이나 마녀로 몰릴 수 있는 상황이고요. 전자는 그렇다 쳐도 후자는... ...불타 죽고 싶지는 않거든요, 저...
경찰은 만나보셨나요? 범인에 관한 단서는 찾았대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흠..., 그럼 내 주치의라도 불러줄게. 아! 아니다, 그냥 우리 저택으로 가면 되겠네. 저택에 상시로 붙어 있는 의사가 한 명 정도는 있을 거야. 놀고 있는 의사 둬서 뭐하겠어. 일하라고 해.
아, 그렇네. 마녀로 몰리는 건 곤란하지. ...그럼 어쨌든 범인이 잡혀야겠네. 경찰은 만나봤는데 별 다른 단서 없던데? 심지어 내가 사건 현장을 살펴보기까지 했는데 나보다 경찰이 더 단서가 적을 걸.
애초에 경찰은 별로 기대하지마. 경찰은 돈만 쥐어주면 유능해지고, 무능해지는 사람들이니까. 뭘 기대하는 거야?
코마사 오토하:...그래도 나름 살인 사건이니 힘내서 수사했을 줄 알았죠. 죽는 것도 신중하게 죽어야겠군요, 이 나라에서는. (한숨...) 주치의의 입은 무거운 편인가요? 괜찮으시다면 기꺼이 신세를 지고 싶은데요. 이런 몸으로는 해야 할 일도 못 할 판이라...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살인 사건인데도 돈 주니까
외부인도 들여보내주던데? 15분 정도. 그리고 시체도 끌어안게 해줬어. 애도한다니까? 덕분에 그 쪽이 진짜 디케가 아니라는 걸 알았지.
루시어스 가문의 주치의가 입이 가벼우면 쓰나. 어디 바다에 가라앉혀지고 싶어서. (농담이다.)
응응, 상냥한 내가 특별히 우리 저택에서 머무는 걸 허락해줄게.
코마사 오토하:(질린 표정...) 범죄 현장에 대한 보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건가요? 차라리 셜록 홈즈가 경찰보다는 도움이 되겠네요.
댁으로의 출입을 허용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가도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 같아요. 큰 건 아니지만, '얼마를 주는지에 따라 유능해지기도 무능해지기도 하는 경찰들'보다는 도움이 되는 단서를 찾아서요. 관련된 걸 조사해봐야 할 것 같아요.
오토하가 잘 싸서 주머니에 넣어뒀던 물건을 꺼냅니다.
코마사 오토하:몸싸움 도중에 그 강도의 옷자락이 찢어지는 바람에 얻게 된 거예요. 이 문양, 어디서 많이 보시지 않았나요?
찢긴 천 조각에는 어떤 문양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지능기준치: | 90/45/18 |
굴림: | 9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요그 소토스 클럽'의 문양입니다! 파티에 초대받아 갔을 때 파티장 곳곳에 걸려 있던 기억이 나네요.
요그 소토스 클럽은 이 근방에서 유명한 사교 파티 중 하나입니다.
레일라 역시 그곳에 주최하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몇 번 있으며 당장 두 달 전 열렸던 파티에도 갔었습니다. 거기에서 오토하와도 마주쳤었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요그 소토스 클럽이잖아? 나도 몇 번 가봤던 거고. 디케도 갔었지?
...무슨 관계가 있어서?
나..., 거기서 누구 뺨 때린 적은 없었는데.
실수로 와인을 누군가 머리에 부은 적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실수였어. 손이 미끄러져서 그만.
어쩌면
실수
에 앙심을 품는. 졸렬한 사람의. 복수일지도...
코마사 오토하:저도 이 사건과 클럽이 어떻게 엮여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떤 식으로는 관계가 있겠죠. 그래서 요그 소토스 하우스에 직접 가서 살펴볼 생각이에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으응..., 디케 혼자만 가서는 아무래도 불안하겠지? 심지어 디케는 그 무리한테 죽을 뻔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같이 가줄게. 괜찮지?
코마사 오토하:(같이 가고 싶으시다는 거지, 이거? 내가 못 미더운 거든, 이 사건을 흥미롭게 여기시는 거든,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거든...)
다정하시네요... (이유야 어쨌든.) 그럼 주치의 분만 잠깐 뵙고 바로 가요. 범인이 또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을지 모르니.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목적: 이상한 사람들 구경하는 거 재밌겠다~)
응응, 일단 집으로 먼저 가자. 씻기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식사도 해야할 거 아니야? 그레타가 요리를 잘 해. (네게 손을 내민다.)
코마사 오토하:(어째 즐거워 보이시는데... 떨떠름하게 바라보다가 손을 잡는다.) 자차는 가져오셨나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내가 왜 차를 가져와?
아, 기사 데려왔지.
코마사 오토하:숨어다닐 필요는 없겠네요. 좋아요...
보너스 받은 운전기사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아직 루시어스 가까지는 변호사의 사망 소식이 닿지 않았나 봐요. 집사는 흔쾌히 두 사람을 환영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집사? 디케가 조금 다친 거 같으니까 주치의 부르고, 그레타한테는 식사를 차리라고 해. 디케한테 맞을 법한 새 옷도 준비해주고 디케가 잠시 머무를 방도 준비해줘. 그 방에 당장 디케가 씻을 수 있게 준비해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거야.
그리고, 모든 사용인들에게 디케에 대한 말이 이 저택 밖을 나가지 않게 입조심하라고 이를 것. 알았지?
훌륭한 집사는 주인의 의도를 되묻지 않습니다.
눈과 귀를 가리는 데 익숙한 사용인들은 요청받은 일들을 신속히 처리합니다.
오토하가 치료를 받고, 씻고 나왔을 때 쯤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마사 오토하:...늘 생각하는 거지만, 대단하네요, 루시어스 가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돈이 있으면 못할 게 없으니까. 당연한 거잖아, 그건.
그러니까 디케가 잘해야지? 유언장 찾아다가, 부활해주려면.
코마사 오토하:노력해볼게요. 저는 변호사지, 탐정은 아니지만요. 이번 일에 성공하면 직종을 바꿔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탐정으로 직종을 바꾸게? 나쁘지 않은 걸....
뭔가..., 디케는 정장이 아니라, 탐정 모자랑 옷도 잘 어울리는 기분이....
코마사 오토하:전생에는 탐정이었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후생에?)
레이 님은 전생에도 여전히 부자셨을 것 같지만. (냠냠... 많이 먹고 피 보충 중.)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옆에서 몇 개 맛있는 것만 골라다가 먹는 중....) 응, 그야 난 언제나 운이 좋은 레일라잖아? 당연히 그렇겠지!
다 먹으면 말해. 그 이상한 파티인지, 집회인지, 예배인지, 가자.
코마사 오토하:(우물우물우물... 꿀떡.) ...마침 다 먹었어요. 죽다 살아난 기분이네요.
갈까요, 유언장을 찾으러... ... ...그리고 코마사 오토하를 부활시키러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가자. (방긋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요그소토스 클럽으로 향합니다.
코마사 오토하:그러고 보니 저희, 요그 소토스 파티에서 마주쳤었죠. 기억 나세요?
약 두 달 전 일이니 기억 못 할 리 없죠. 우연히 파티장에서 마주쳐서 잠시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었습니다.
코마사 오토하:클럽 소속 회원들 중 제 고객 분들이 몇 분 계셨어서 참석했던 건데... 파티란 건 늘 낯간지럽다니까요. 아무튼... 혹시, 그때 그 파티에서 이상하거나 수상한 점을 발견하시진 않았나요?
수상한 점이라... 평소랑 똑같았던 것 같긴 한데.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지능기준치: | 90/45/18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역시, 여느 호화로운 파티장과 별다를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볼룸(ballroom, 무도회장)도 볼룸이었지만 따로 마련되어 있는 빌라드룸(billard room, 당구장)이 아주 멋졌던 기억이 납니다.
외국에서 수입해 온 목재로 만들고 조각한 당구대가 근사했었죠.
코마사 오토하:제 기억에도 특별히 수상한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평범한 클럽인지, 아니면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건지...
연회장은 나름 도시 명소 중 하나인지라 평소에는 관광객이 꽤 모여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이상하군요. 쥐새끼 한 마리도 안 보이다니.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게 아니겠어? 특별히 수상한 점이 없다는 게 수상한 거지. 보통 뭐든지 수상한 점이 하나 정도는 나와야하는 게 맞잖아.
... ... ...사람이 없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찬찬히 살펴보니 출입문 앞에 표지판이 하나 세워져 있군요.
[내일 열리는 파티를 위해 오늘 하우스는 개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에는... 클럽 경비원이 서 있군요.
험상궂은 얼굴 하며 각 잡힌 자세를 보아하니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에~ 오늘 개방 안 한다는데?
코마사 오토하:내일까지 기다리기엔 유언장 제출까지의 시간이 촉박한데 말이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알고 있어. 그리고 사람 없을 때 보는 게 더 찾기 쉽겠지? 뭐든.
기다려 봐....
저기.... (경비원에게 말을 걸어본다.)
경비원: 직원처럼 보이시진 않는데요. 앞에 세워놓은 표지판을 못 읽으신 겁니까?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하? 나 모르는 거야?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내가 이 하우스 건물 주인이잖아. 그것도 몰라 보는 거야?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일하고 있어? (거짓말.)
건물 주인으로 사람 없을 때 들어가고 싶다는데 들어가지도 못하게 해?
경비원: 네? 아니, 잠깐... 잠시만... 죄송합니다. 일단 확인을 한 번...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나 시간 없어. (말 뚝 자른다.)
두 번 말하게 할 거야?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들어가십시오...
갑질...
공갈협박...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디케, 정당한 행위라고 해줄래? 나는 해야할 권리를 행사한 것뿐이야.
비록 정확히 따지면 이 건물은 내 것이 아니고 내 건물이라고 해야할 것은 이 건물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긴 하지만.
비슷한 위치니까.
뭐..., 상관없잖아?
...뭐, 일단 들어갈 수 있게 됐으니까요.
겨우 열린 문이 닫힐라 서둘러 파티장 안으로 들어가던 중, 오토하가 뒤를 돌아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왜? 뒤에 누구 있어?
코마사 오토하:(고개를 젓는다...) 아뇨, 아니에요. 누가 있는 줄 알았는데... 기분 탓이었나봐요.
경비원 말에 따르면 내일의 파티를 준비하던 직원들이 모두 지금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가서 마침 아무도 없다고 하던데, 아니나 다를까 텅 비어있네요.
그래도 언제 누군가가 돌아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파티장은 춤을 출 수 있게 되어 있는
볼룸
, 당구대가 놓여져 있어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빌라드룸
, 그리고 본격적으로 술을 즐길 수 있는
다이닝 바
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음..., 디케가 그렇게 말하면 진짜 사람이 있을 거 같아서 불안한데.
혹시 모르니까 빨리 보긴 해야겠다. (블룸부터 빨리 살펴봐요.)
위압감이 들 정도로 높은 천장과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인상적입니다.
입구에 걸린 현수막이 내일 열릴 파티의 이름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자선 모금 파티는 요그 소토스가 여는 파티 중 가장 큰 행사라고 알려져 있죠.
자선 경매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할 돈을 모금하는 이 행사는 각계 유명인사는 물론이고 다양한 전문 분야의 사람들도 모이는 날입니다.
지금은 파티 준비 중이라 조금 어수선하지만 대충 둘러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저쪽 의자 하나 위에 서류뭉치 같은 것이 올려져 있습니다... 설마?!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앗. (호다닥 뛰어가서 서류 뭉치 살펴봄.)
표지에는 <자선 모금 파티 초대 명단>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으응..., 관심 없는데.... 누가 오는지나 볼까..... (팔랑거리면서 아는 이름 있는지 봐요.)
아는 이름은 몇몇 있네요. 2달 전 파티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라, 별로 놀랍진 않지만요.
오토하와 레일라의 이름도 초대 명단에 실려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죽은 사람은 초대해서 뭐하는 거야?
명단 중간쯤에는 직원이 슬쩍 해둔 메모가 보이네요.
코마사 오토하:아마 제가 죽기 전에 초대장을 발송... 했겠죠? '제가 죽기 전에'라고 하니 어감이 영 이상하지만요.
파티가 끝나고 관리자님이 '그곳'에 가신다고 하심. 따라서 반드시 포켓볼들이 1번부터 8번까지 당구대에 다 있는지 확인할 것!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니 그럼..., 어차피 죽을 건데 왜 초대장을 발송해? (순수한 의문)
그쪽은 디케가 도망칠 줄 몰랐을 거잖아.
(메모는 슬쩍해둠)
코마사 오토하:저희를 초대한 사람이 범인일 거라는 게 확실하진 않으니까요. 파티의 주최자도 여럿일 테고. 내부의 한 사람이 돌발 행동이 저지른 걸지도요...
(돌발 행동을, 을, 을...)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뭐 그런 거겠지? 하긴..., 전부 다 디케를 죽이고 싶어했다면 디케가 지금 살아있기도 힘들었을 거야~
(발라드룸 보러가요.)
저번에 보았던 인상적인 당구대가 설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최고급 단풍나무를 이용해 만든 이 당구대는 미관도 미관이지만 일반적인 당구대와 다른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각 모서리에 있는 네 개의 포켓 이외에도 당구대 중앙에 또 하나의 포켓이 뚫려 있다는 것!
포켓볼도 스트라이프 볼은 쓰지 않고 1번부터 7번까지의 컬러볼, 그리고 검은색 8번 볼만을 사용합니다.
네 개의 포켓 앞 모서리에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 고풍스러운 조각들과 가운데 포켓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지능기준치: | 90/45/18 |
굴림: | 4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러고 보니 이 조각들 모두 신화에 나오는 뱀들이군요.
왼쪽 상단 모서리에는 그리스 신화의 괴물 히드라가, 오른쪽 상단에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악신 아펩이, 왼쪽 하단에는 중국 신화의 생명과 파괴의 신 복희와 여의,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는 다시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구대 중앙 포켓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뱀은 북유럽 신화의 요르문간드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파티 중에 지나가며 봤기에 몰랐지만, 제법 으스스하게 생긴 조각들이네요. 기분 나쁘게….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SAN Roll기준치: | 89/44/17 |
굴림: | 8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흠..., 이상하게 생겼네.
각종 위스키와 술이 진열된 찬장, 긴 카운터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다이닝 바입니다.
일반적인 술집에서는 잘 들여놓지 않는 고급 술들이 즐비합니다.
음, 깨진 파편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이 고급스러운 냄새...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디케, 디케, 이거 봐!
고급 술이야.
코마사 오토하:고급 술이었던 것.... 이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응, 디케도 향 맡게 해주고 싶어서 깨봤어.
잘 했지.
코마사 오토하:..............................................................................................................................................................................................................
네.
감동적이네요.
이거 생전에 아빠가 좋아하던 술? 같기도 하고
술병에 뭔가 그려져 있던 거 같기도 한데 안 보이네요. 깨져서...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영혼이 안 담긴 거 같아, 디케.
... ... ...디케, 우리 아빠랑 술 마셔본 적 있어?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이거 우리 아빠가 좋아하던 술이야?
향이..., 뭔가 맡아 본 기분이 들어.
코마사 오토하:저는 잘 모르겠는걸요. 맡아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워낙 아끼셔서, 혼자만 드시거나 아주 중요한 손님들께만 대접하셨던 술일지도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그으래...? 아빠는 의외로 짠돌이었구나. 매정하긴.
사람이 그렇게 아끼고 살면 안 된다고 했는데.
... ... ...근데 그런 술이 여기 있는 건 아빠도 여기 다녔나? 그랬을 수도 있겠네....
코마사 오토하:레이 님의 아버님과도 관련 있는 일일까요? 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지능기준치: | 90/45/18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돌이켜보면, '관리자가 어딘가에 간다'던 말과 '당구대의 포켓볼 수를 확인할 것'이라는 말이 걸리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당구대~ 당구대에 일단 포켓볼을 우르르 집어 넣어보면 되나?
... ... ...하지만 뭔가 생각이란 게 있겠지 당구대도. (일단 컬러볼 1번부터 7번까지랑 검은색 8번 볼 살펴봐요. 뭐 안 적혀 있나?)
공이 평범하게 숫자가 적힌 공이라면 구멍이 단서가 되어줄까나?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곰.... 메두사 머리 구경하는 중.)
아름다운 얼굴 위로 일곱 마리의 뱀들이 머리카락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왼쪽 상단에는 6, 오른쪽 상단에는 1, 왼쪽 하단에는 2, 오른쪽 하단에는 7..., 그리고 중앙에 8! 집어 넣기.)
소리를 난 곳을 살피면, 술이 들어 있던 진열장 중 하나가 문처럼 열려 있습니다
다가가 안쪽을 보면 돌계단들이 끝없이 아래에 펼쳐져 있고, 벽에는 횃불들이 드문드문 꽂혀 있습니다.
코마사 오토하:네, 진열장이... 열렸네요. 아무래도 밑으로 가는 길 같은데요. 무진장 수상하군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가보자! 재미있어 보이니까! o0(아빠가 남겨주신 소중한 유언장이 있을 것만 같아서 꼭 가고 싶어.)
마음이 맞는다면 다행이긴 하죠. 그렇다면 내려가기 전에 이걸...
오토하는 아까까지 굳게 쥐고 있던 총을 레일라에게 넘깁니다.
코마사 오토하:저, 사실 총은 써본 적이 없어서요. 레이 님도 그럴지도 모르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범인이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쪽이 들고 있는 게 낫겠죠.
한 발만 남았으니 신중하게 사용하셔야 해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나도 총은 쏴본 적 없지만.... ...뭐, 난 운이 좋은 편이니까, 힘내볼게!
디케도 안전한 게 좋으니까. 내가 디케까지 지켜주지 뭐. (총을 받아서 잘 쏠 수 있게 쥔다.)
코마사 오토하:믿음직하네요. 그럼... 내려갈까요.
도둑맞은 유언장과 오토하의 삶이 이 아래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논리적인 설명 따위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토하가 죽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한 건 레일라의 직감이었으니까요.
본능이 이성에 선행합니다. 감정이 논리에 선행합니다.
그리하여 용감하게, 혹은 어리석게, 두 사람은 계단에 발을 디딥니다.
한 발 한 발 더듬듯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두 사람은 어느 지하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연회장이라기보다는...... 실험실에 가까워 보이는데요.
찬장
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액체들이 든 병들이 즐비하고, 그 옆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제목의 두꺼운 책들이 꽂혀 있는
큰 책장
과 일반적인 소설, 교양서적들이 꽂힌
작은 책장
이 세워져 있으며, 불길한 자국들이 남아 있는
녹슨 실험대
가 보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 ... ...뭘까? 인체 실험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찬장부터 살펴본다.)
정체를 알아보기 힘든 병입니다. 라벨에 적힌 언어도 생판 초면이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관찰력기준치: | 80/40/16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액체가 반 이상 차 있는 다른 병들과 달리 하나가 유독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뚜껑에 먼지 쌓인 병들과 대조적으로 깨끗하기도 하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이건 뭘까? (꺼내서 찰랑거려봄.)
해골 그림과 함께 12h라고 적혀 있는 라벨이 보이네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앗~ 어쩐지 마시면 12시간 안에 죽을 것만 같은 느낌~!
(흥미 잃고 큰 책장 보러감.)
알 수 없는 말들도 적혀 있는 책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습니다.
중간중간 영어로 쓰여 있는 책들도 있습니다만, 제목으로 미루어보아 의학 서적들인 것 같습니다. <인체의 해부>, <인체의 형성과 발달>....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변호사!
코마사 오토하:자료조사기준치: | 65/32/13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네!
코마사 오토하: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래요.
아... 빈혈이... 눈앞이 흐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이럴 때만 핑계지? (안 아프게 딱콩. 해줌.)
수많은 책들 중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사람은..., 쾌락으로 사는 거지.
겸사겸사 돈?
(책 꺼내서 가볍게 읽어봐요.)
펼쳐보니, 톨스토이의 작품이네요. 다른 책들에 비해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레일라는 마지막 장에 아주 작은 글씨로 '사랑'이라고 쓰여 있는 걸 발견합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사..., 랑. (사랑이라는 단어를 처음 본 사람마냥....)
코마사 오토하:사..., 랑. (사랑이라는 단어를 처음 본 사람마냥....)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난 그래도 역시 사람은 쾌락으로 산다고 생각해. 사랑도 쾌락의 일종인 거지.
코마사 오토하:음, 사랑도 결국은 옥시토신과 엔돌핀을 분비시키는 행위이니... 맞는 말일지도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하여튼! 디케는 사람은 뭘로 살아간다고 생각해? (작은 책장 슬쩍 살펴보면서 물어봐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디케나 나나 다른게 뭐야.
코마사 오토하: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코마사 오토하:돈은 생존에 필수적인 거고, 쾌락은...
쾌락은... 오히려 생존을 위협할 때도 있으니까요. (카지노 단골 보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하지만 왜, 연극 같은 거 보면 말이지 그런 사람들 나오잖아?
"이까짓 돈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하는 사람들.
코마사 오토하:그건 돈이 부족해서 그런 거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그렇구나.... 더욱 정진해서 유언장 찾아서 행복하게 도박해야겠다.
코마사 오토하:(루시어스 가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될지도... 라고, 아직 레일라의 도박 실력을 잘 모르는 변호사가 생각했어요)
큰 책장과 달리 이곳에는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친숙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시중 서점에 가면 볼 수 있는 소설, 교양 서적들이 대부분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31 |
판정결과: | 실패 |
...변호사!
코마사 오토하:자료조사기준치: | 65/32/13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두 권의 표지가 유독 너덜너덜하네요... 누가 자주 봤나봐요. 아니면 중고 책을 사왔던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랑 <인어공주>를 꺼내요...
<인어공주>는 인어공주가 처음 왕자를 보고 반하게 되는 장면에,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줄리엣이 일정 시간 동안 가사(假死) 상태가 되는 비약을 먹게 되고 그로 인해 로미오가 그녀가 죽은 줄 알게 되는 장면에 책갈피가 꽂혀 있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음... ... ..., 우리도 이거 해볼까? 디케가 실은 죽은 게 아니라 가사 상태가 되는 비약을 먹게 되고 죽은 줄 알고 있었다고 하는 거지.
하지만? 실은 살아 있었던 거라고, 마녀가 아니라고 하면서 일어나자.
부활 건은 고민 해결~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 ... ...근데 인어공주가 왕자를 보고 반하게 되는 장면은 왜 책갈피가 꽂혀 있지? 책 주인이 왕자에 반했나?
코마사 오토하:그럴지도요. 아까도 사랑이니 뭐니 하는 책을 읽고 있었던 것 같으니까...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 ... ...아, 설마 우리 아빠한테 반해서 내 유언장을 뺏고 싶었던 게.....
갑자기 기분 나빠졌어.
코마사 오토하:저도 사랑 싸움에 휘말려서 죽을 뻔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영...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 죽은 우리 아빠의 사랑 싸움에 휘말려서 디케도 유산도 잃을 뻔하다니 완전 최악....
찜찜해라... ... .... (녹슨 실험대 살펴봐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실험할 것 같기보단 오히려 고문하는 데 쓸 것 같은 실험대입니다.
여기저기에 남겨진 수상한 자국들이 미심쩍음을 배가시킵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수상해라~.... (실험 일지 읽어본다.)
...수상해!
...뭘까? 실험체가 있나봐. 감정을 배웠대. 그리고..., 내일 폐기한다는데?
코마사 오토하:실험체요? 요그소토스 클럽에서 그런 걸... 저도 잠깐 봐도 될까요?
쾅!
굉음이 들리더니,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집니다.
눈을 떠 보면 아까는 없었던 철벽이 앞에 보입니다.
코마사 오토하:레이 님! 괜찮으세요? 거기 계신 거 맞아요?
생각하기가 무섭게 철문 건너편에서 오토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어머? ...난 여기에 있어. 디케는?
코마사 오토하:저도 괜찮아요. 그치만 이게 대체... 평범한 사교 클럽은 아닌 것 같았지만, 별 장치가 다 있네요. 방심한 저희의 잘못일까요...
혹시 거기에 출구 같은 건 안 보이나요?
들어왔던 계단은 철벽이 가로막고 있지만, 다른 통로는 하나 보입니다. 함정일지 뭘지는 모르겠지만...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통로같은 건 하나 있기는 있어. 어떻게 알았어? 디케는 탐정해도 되겠네~....
손이라도 잡고 다닐 걸 그랬나봐. 이렇게 떨어질 줄은 몰랐네....
코마사 오토하:그러게요. 하지만 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그쪽 통로로 가주시겠어요? 저는 이쪽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찾아볼게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뭐, 어쩔 수 없지. 나도 이쪽에서 어떻게든 디케랑 이 철벽을 해제할 수 없는지 살펴볼게. 원래는 없던 거니까 해제할 수도 있겠지. 다치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통로 쪽으로 총총....)
철벽 너머에서 "곧 다시 만나요."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통로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횃불이 하나둘 꺼져 어두워집니다.
손에 횃불을 하나 쥐고, 겨우 밝히며 나아가도 길에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얼마나 긴 건지... .... ...잠깐만요.
레일라는 문득 이곳이 '단순한' 복도가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희미한 불로 밝혀야만 보이는 것, 양옆 벽에 끝을 가늠할 수 없이 빼곡히 가득찬 이것은......
네 개의 세로줄과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가로줄. 시간을 세는 빗금입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SAN Roll기준치: | 89/44/17 |
굴림: | 7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드디어 다섯 개로 된 묶음이 아닌 아직 두 개만 그어진 부분을 발견했을 때, 그 옆에는 드디어 글자라고 할 게 보입니다.
벽의 한 바닥을 거의 채울 듯 반복되는 이름. 구역질이 날 정도로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건 다름 아닌 레일라와 오토하의 이름입니다.
보아라, 나는 피와 살로 이루어져 있다. 명백하게도 인간이다.
오늘도 이 젖은 콘크리트 위에 우리의 이름을 쓴다.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선 걸까요. 발에 무언가가 걸립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 (고개 갸우뚱.... 공책 살펴본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건강기준치: | 50/25/10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탄환이 뒤돌아 있는 레일라의 귀 옆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순식간에 고막이 먹먹해지고 공기가 웅웅대는 소리로 변질됩니다.
겨우 중심은 잡았으나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를 않습니다.
귀가 먹먹합니다. 충격에 의해 시야가 정처없이 흔들립니다.
슬로우모션처럼 길게 늘어진 시간 속에서, 레일라는 총구를 이쪽으로 겨누고 있는 얼굴을 확인합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도 않아, 그 얼굴은 아주 익숙한 사람의 것으로.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SAN Roll기준치: | 89/44/17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코마사 오토하?:제대로 서세요. 총을 꺼내셔야죠.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라고 하지 않나요?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이가 할 말은 아닐 텐데.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감정을 배웠다더니 그런 식으로 배운 거야?
코마사 오토하?:상처 주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안 통하니까.
이대로 제가 당신을 쏘길 바라나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어머, 쏠 수는 있고?
코마사 오토하?:당신의 생각보다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동반자살을 할 정도로는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이상하네, 내가 알던 디케는 그렇게까지 자기 목숨을 함부로 쓰던 아이가 아니었는데. 디케에게서 일정 부분을 빼와서 만든 거 아니야? 그래서 비슷할 줄 알았지.
코마사 오토하?: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아주 다르죠. 당신을 위해 얼마나 헌신할 수 있는가의 측면에서, 특히...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레이 님. 총을 드세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뭐, 당신이 바란다면 일단 총을 드는 것 정도야 어렵지 않지.
아~ 내가 하고 싶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정말이지! 디케는 언제나 내 예상을 다 어긋나게 만든다니까.... (들고 있떤 총을 들어 네게 겨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는 레일라를 겨누고 있던 총구를 그대로 옮겨 제 관자놀이에 가져다 댑니다.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심리학기준치: | 70/35/14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것의 얼굴은 바다처럼 서러워 보입니다. 변호사였다면 짓지 않았을 표정입니다.
코마사 오토하?:유언장을 돌려드릴게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저한테 청혼하세요.
되묻기도 전에 또 한 번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코마사 오토하:레이 님! 여기 계셨... ... ... ...
...뭐예요, 저건?
코마사 오토하?:그리고 그 총으로 저걸 죽여버리세요.
방아쇠 위의 손은 굳은 살 하나 없이 매끈합니다.
코마사 오토하?:제가 죽게 두고 유언장을 찾을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오직 저만 아는 곳에 숨겨뒀으니까요. 제가 없으면 유언장도 없는 거예요.
쉽잖아요, 그쵸? 그저 손짓 한 번, 말 한 마디면 되는 거예요. 그거면 당신이 누려야 하는 모든 걸 되찾아드릴게요. 그러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 있겠나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데...
그 어리석은 남자의 죽음을 앞당긴 것도 저였는걸요. 전부 제가 한 거예요.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지 했어요. 앞으로도 할 수 있어요...
사랑한다고, 함께하자고 말해주세요. 그거면 돼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일단..., 소개할게. 이쪽은 코마사 오토하고. 아마도 디케를 통해 만든 실험체야. 저쪽은 당신도 알듯이 진짜 코마사 오토하, 나의 디케.
헷갈리니까 오토하랑 디케라고 불러야겠네. 오토하가 나를 사랑한대. 그러니까 자신한테 청혼하고 당신을 주이면 아빠의 유언장을 주겠다고 말하지 뭐야.
그래서 지금 고민하고 있어! 어떻게 생각해? 나의 작은 변호사 님.
코마사 오토하:생각, 생각이라니... 아니,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요?! 대체 누가 언제 저를 이용해서 실험체를 만든 거래요!? 동의의 필요성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래요?!
고민이라니, 그런 무서운 말씀은 하지 마시고... 무서운 건 저쪽인가? 레이 님을 사랑하는 거랑 저를 죽이는 건 또 무슨 상관인데요? 나를 죽이고 진짜 오토하가 되겠다, 이런 건가? 설마 간밤에 저를 죽이려던 것도...
...진짜 죽이실 거예요? 아니죠, 그쵸? 아무리 그래도 유언장보다는 사람이 중요하죠...
청혼이라니, 누구랑 결혼하실 만한 분도 아니잖아요. 분명 도박하러 나가시면 밤마다 잔소리할걸요. 금방 황혼 부부처럼 되어서 이혼할 거라고요. 저런 무시무시한 성격이면 간밤에 레이 님의 심장에 칼을 찌를지도요.
전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한다는 말도 필요 없으니까요! 4일 뒤까지 같이 최선을 다해 유언장을 찾아드릴 테니까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아니, 그런 건 나한테 물어도 나도 모르지만 말이지.... 동의의 필요성이라는 걸 알면 그러지 않았겠지? 모르니까 디케를 이용해서 만든 거겠지?
솔직히, 아빠의 유언장 말이지.... 필요하거든? 우리 가문의 저택도, 사용인들도, 땅도, 재력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살기 더 편하단 말이지.
없어도 도박으로 다시 벌어 올 수야 있겠지만.... 0에서 100으로 불리는 것보다는, 100에서 1000으로 불리는 게 더 쉽지 않겠어? 그래서 어지간하면 아빠의 유언장이 꼭 필요한데... ... ....
마음이 바뀌었어! 응! 역시 오토하보다는 나의 디케가 더 재미있잖아? 사람 앞에서 대놓고 악담이라니, 너무한 거 아니야? 나한테 지금 누구랑 결혼할 만한 성격 아니라고 깐 거지? 너무해!
(오토하, 그러니까 실험체를 다가가서 끌어안아준다.) 수고했어? 사랑해? 진심이 아닌 건 당신도 알겠지만, 이런 말이 듣고 싶은 거잖아?
(그리고 웃으면서 떨어지고는, 디케, 코마사 오토하에게 뛰어가서 안겨요.) 디케, 심심하니까 나랑 결혼할래?
그런 사람이죠, 당신은. 아주 먼 곳에서 봐도 제멋대로라는 걸 알 수 있는 사람. 그래도 아주 잠깐이나마... 당신의 흥미가 내게 흔들리길 바랐는데.
마지막 호의로, 당신의 손으로 날 죽여달라는 건 과분한 욕심인가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뭐, 아무래도 나는 눈앞에서 떨면서도 악담하는 사람을 더 재밌어 하는 사람이니까.... 일단 당신의 패배 원인은 조사 부족이라고 해둘까?
호의..., 인가. 아, 하긴 실험일지 보니까 당신, 내일 폐기된다고는 적혀 있더라.
내 손에 죽기를 원해? 딱히 사람을 죽이는 데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아서, 상관 없거든.
코마사 오토하?:그 작자들의 손에 죽는 것보다는 기쁠 거예요. 제 손으로 직접 이 목숨을 끊는 것보다도.
죽으면서까지 당신의 마음에 일말의 흠도 만들지 못한다는 건, 조금 아쉽겠지만... 괜찮으시다면 부디.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디케 옷 쭉쭉 잡아 당기면서 소곤거려요.) 집에 데려가서 키우면 안 돼?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디케가 밥 잘 주면 되잖아.
코마사 오토하:싫어요. 저것도 저를 싫어할 걸요. 그러니까 굳이 죽은 척하고 '코마사 오토하'를 죽은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겠죠...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알았어! 두고 가면 되잖아!
...호의를 베풀어줄게. (시치미 뚝. 방금까지 아무말도 안 한 것마냥.)
아까도 말했던 거 같은데. 잘 자, 오토하. (오토하를 향해서 총구를 겨누고는, 쏜다.)
레일라의 손에서 나간 단발마의 총성이 지하실을 가로지릅니다.
아, 좋은 아침이 아닌가? 첫 출근을 하는 날은 좋은 날일까요, 나쁜 날일까요?
출근이라니, 세상에. 어디 천하의 루시어스 가 아가씨가 노동 따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한 달 전 유언장은 효력을 잃었고, 모든 재산은 사회에 환원되었는데.
이제 레일라의 집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내려갈 1층도, 가정부 그레타도, 집사도, 수플레 팬케이크도, 운전 기사도, 쌔끈한 포드도 없어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일자리는 있잖아요
아가씨일 때와 유독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일상의 소리일 겁니다.
도시의 아침은 아주 시끄러워요. 일을 나서는 사람들, 자동차 경적 소리, 가게가 문을 여는 종소리...
없는 것이라고는 유언장과 죽은 변호사의 시체 정도인가요.
변호사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두 사람은 그날에 대해 그 뒤로 그다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총성을 듣고 내려와 시체를 발견한 요그 소토스 사람들이 '그것'을 치울 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목격자와 경찰들이 사건을 정정하며 신원을 헷갈렸다고 발표했을 때도, 경찰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어느 순간 싹 사라져 버렸을 때도, 유언장을 되찾지 못하고, 오토하의 사무실에 의뢰하는 발걸음이 뚝 끊겨서 업종을 바꾸게 되었을 때도요.
행인: 그 이야기 들었어? 요그 소토스 클럽 알지? 글쎄 거기, 어제는......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카터 검사의 청구로 법원에서 요그 소토스 클럽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었고, 덕분에 지금 요그 소토스 하우스는 하루 종일 폴리스 라인이 쳐진 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아직 그곳을 다 파헤쳤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클럽 회장이 인류의 진보니, 과학의 증명이니 하며 온몸으로 수색을 막으려 했다는 것을 보면 수사가 진행될수록 분명 소기의 성과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현장에서 레일라는 제외되었습니다. 이제 레일라에게는 모든 법률적 이해관계를 대변해 줄 개인 변호사가 없으니, 잘된 일이죠.
레일라의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요? 무엇이 그 삶을 추동하게 될까요?
또 다른 죽음? 또 다른 고통? 또 다른... 흥미?
아마 레일라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을 겁니다.
우선은 첫 직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 상사에게 인사합니다.
들어간 사무실 안은 시체도 혈흔도 없이 서류와 타자기만 잔뜩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상의 한가운데에서 서서히 고개를 드는 그 사람은...
????️:END 3. 나의 작은 살아있는 탐정
레일라 에디트 루시어스 생환, 코마사 오토하 생환